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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규의 ‘음양오행경제’…2015년 이슈 메이커, 중국

신한국인 2015. 11. 22. 11:45

김태규의 ‘음양오행경제’…2015년 이슈 메이커, 중국

8조달러 돈 가방 앞에서 꼬리 흔드는 전세계 수장들

영국, 독일, 프랑스는 단물 빨고…미국은 TPP, 일본은 ADB로 대응

(스카이데일리 skyedaily@skyedaily.com / 2015-11-14 07:52:24)

 

중국은 단연 2015년의 이슈 메이커이다. 2013년 취임한 중국의 시진핑은 ‘신형대국관계’란 말을 통해 ‘서태평양과 아시아 쪽은 우리가 접수한 뒤에 맹주 노릇을 할 생각이니 미국은 하와이 저편으로 물러가시오’하고 주문을 걸고 나서면서부터 시작된 일이다. 남중국해 전체를 통으로 자국의 영유권이라 주장하면서 남사군도의 바위 위에 콘크리트를 덮어 씌워 인공섬으로 둔갑시켰고, 이에 미국은 남중국해가 公海(공해)이지 어떻게 너희들의 바다냐고 반박하면서 날카롭게 맞서고 있다.
 
安美經中(안미경중), 晝美夜中(주미양중)이란 말이 유행하고 있듯이 親中(친중)의 박근혜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 이후 어정쩡한 태도를 보이다가 며칠 전에서야 ‘국제규범에 따라 평화적으로 해결’ 운운하면서 마지못해 미국 측을 편들었다. 과거 몇 년 동안 미국에 대해 내심 반감이 컸던 일본은 동중국해의 센카쿠 열도 분쟁을 계기로 태도를 180도 바꿔서 미국에게 찰싹 달라붙었다. 아베 총리는 금년 들어 미국과 ‘신미일 동맹’을 체결했고 집단자위권 법안 통과로 중국에 대항하고 나섰다.
 
이런 중국의 도전에 미국은 어림도 없는 소리! 하면서 이른바 ‘아시아 회귀(Pivot to Asia)정책’을 들고 나섰으며, 최근 ‘환태평양 경제 동반자 협정’ 즉 TPP 타결을 성사시키면서 ‘경제동맹블럭’을 형성했다. TPP를 노골적으로 말하면 중국과 러시아만 아니면 어떤 아시아의 나라들도 다 받아주겠다는 협정이다. 미중 사이에 낀 우리나라는 중국과의 FTA 체결에 전념한다는 구실을 들어 TPP를 외면했다. (물론 나중에 가입하게 될 것으로 본다. 다만 나중에 가입할 경우 입회비가 좀 들 것이다.)
 
이처럼 아시아의 바다는 미중 간의 세 대결이 날로 치열해지고 있는 오늘의 현실이다. 격랑이 일고 있는 동아시아의 바다이다. 미국의 TPP 성사에 대해 중국 또한 묵직한 한방을 이미 선보였으니 바로 ‘일대일로’ 사업이다. 시진핑 주석이 통 크게 향후 5년간 8조 달러를 뿌리겠다고 하니 우리를 비롯하여 유럽 나라들과 동남아 각국은 졸지에 눈을 번쩍 떴다. 8조 달러라, 우와, 그중에 1/10만 받아먹어도 8천억 달러, 실로 대박이 아니냐 싶어 모두들 중국을 향해 미소를 날리기 시작한 것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사실상 親中(친중) 모드로 돌아선 것 역시 일대일로 사업 때문이 아닌가 한다.
 
2013년 처음 중국을 방문했을 당시 시진핑 주석은 ‘박 선생, 갈수록 정이 듭니다 그려, 일본과 미국이 편을 먹을 것 같은데 우리도 잘 해보십시다, 북한은 제가 타일러서 눌러놓을 것이고 그뿐 아니라 제가 일대일로 사업을 할 참인데 대한민국에 대해서는 특별히 신경을 써볼 요량입니다, 그러니 서로 잘 해가자구요!’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그러니 내친 김에 9월에 있었던 중국의 전승절과 열병식 초대에 대해 박근혜 대통령은 도저히 거절할 수가 없었을 것으로 본다. 사드 미사일 건은 입 밖에도 꺼내지 못하게 해놓고서 말이다. 그런 다음에 또 연이어 미국을 방문해야 했던 박근혜 대통령의 마음이 편했을 것 같진 않다. 분명 마음고생이 심했을 것이다. 하지만 정작 가장 먼저 중국으로부터 단물을 빤 나라는 영국이었다.
 
영국의 케머런 총리는 몇 년 전 티베트 문제로 중국에게 콱 찍혔었는데 어느새 뻐꾸기를 날렸는지 이번에 시진핑의 국빈 방문을 성사시켰다. 돈 냄새를 맡는 능력만큼은 세계에서 다음 가라고 하면 몹시 서운해 할 영국 상인들이 아닐 수 없다. 중국이 일대일로 사업을 위해 아시아투자은행(AIIB)을 설립하고자 할 때, 가장 먼저 반색을 하고 나선 나라가 바로 영국이었다는 사실이다. 제가요, 금융은 귀신이거든요, 미국 없이도 얼마든지 다 처리해드릴 수 있습니다요 하면서 가장 먼저 AIIB 참가 선언을 했던 영국이다.
 
그러니 극진히 대접하고 이른바 김밥 말기를 서슴치 않는 영국이었다. 우리나라로 치면 서울 광화문 광장에 해당되는 런던의 피카디리 광장을 온통 중국의 붉은 오성홍기로 도배를 해놓고 전광판에는 ‘Hi, Jin ping’ 하고 오래 전부터 친하게 지내던 ‘베프’인양 갖은 애교를 다 보인 영국이다.
 
기분이 흡족해진 시진핑은 우선 제1차 돈 가방을 풀어 뭉칫돈을 영국에 풀었다. 그리고 더 중요한 것이 있으니 바로 런던 금융시장을 통한 중국 국채 발행이다. 중국은 앞서 말한 일대일로 사업에 8조 달러의 돈을 투자할 계획인데 그 자금조달의 창구를 런던을 통해 할 생각이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중국 국채 발행에 있어 영국 은행들이 주간사가 되어 서비스를 할 경우 엄청난 수수료 수입을 올릴 수 있으니 그렇다.
 
영국과 미국은 대단히 밀접한 관계이고 혈맹이지만 돈 버는 일만큼은 피차간에 한 치의 양보도 없다. 미국의 각 매체들은 ‘한때 대영제국이던 너희들은 어떻게 자존심도 없냐’ 하며 비아냥거렸지만, 영국은 한 발 더 나아가서 ‘우리는 돈이 좋아, 왜?’ 하고 응수하고 나섰다. 그러자 몇 년 전만 해도 중국 티베트의 인권 문제를 들먹이던 독일의 메르켈 총리 역시 잽싸게 중국을 찾아가 경제외교에 열을 올렸다. 독일 자동차 회사들에게 있어 중국은 그 비중이 대단히 큰 까닭이다.
 
중국의 리커창 총리 역시 대형여객기인 에어버스를 무려 130대나 주문하면서 먼 길을 찾아온 메르켈에게 융숭한 대접을 아끼지 않았다. 더불어 최근 중국이 선을 보인 중국 국산여객기 C919는 사실상 에어버스 320 모델인 바 그 제작에 있어 상당 부분을 독일과 프랑스 측 에어버스 부품업체에게 맡길 것을 약속하기도 했다.

 

그러니 프랑스와 독일 또한 중국에 대해 아양을 떨지 않을 도리가 없다. 이제 신장 위구르 지역이나 티베트에서 제 아무리 스님들이 몸을 불살라 ‘소신공양’을 하고 맨 주먹으로 데모를 해도 유럽 나라들은 못 본 척하게 생겼다. 이른바 입을 확실하게 봉해놓은 중국이다. 유럽 나라들이 볼 때 남사군도 문제나 남중국해 문제는 먼 아시아 바다의 일이니 미국이나 신경 쓸 사항이란 생각이다. 일단은 챙기고 보자는 유럽 나라들이다.
 
미국은 당연히 기분이 나쁘다. 하지만 미국은 이제 내년 대통령 선거가 눈앞의 이슈라서 더 이상 적극적인 대응을 보여주긴 어려운 입장에 놓였다. 일본 또한 새롭게 작심하고 미국에게 미래의 운명을 맡긴 터라 죽으나 사나 형님 미국과 동행할 수밖에 없다. 그 바람에 아베는 아시아 개발 은행(ADB), 사실상 일본이 좌지우지하는 은행을 통해 1100억 달러를 쾌척하기로 하면서 중국의 AIIB에 그나마 대항하고 나섰다.
 
그 사이를 틈타 시진핑은 기민하게 베트남을 방문해서 국회에서 ‘우리 잘 해보자구요. 그러면 내 기꺼이 돈 보따리를 풀겠오’하고 베트남 사람들을 유혹하고 나섰다. 남중국해에서 우리 두 나라가 협력하면 아무런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큰 소리를 친 중국이다. 또 오늘은 싱가포르로 날아간 시진핑은 현지에서 대만의 마잉주 총통과 정상회담을 열고 우리는 피를 나눈 형제라고 우애를 과시했다. 양국 정상이 만난 것은 무려 66년만의 일이라고 하니 나름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2013년 주석이 된 시진핑은 처음엔 내부 반대 세력들, 예를 들어 저우융캉 등을 공격하느라 밖으로 잘 나오지 못했는데 금년 들어 권력 기반이 확실해졌다 싶어지자 바깥으로 분주하게 돌아다니고 있다. 중국은 유럽에서 돈 보따리를 풀어헤쳐 환심을 사는 한편 동남아 각국에서도 선물 공세를 늦추지 않고 있다. 태국에선 싱가포르 해협을 대신할 수 있는 운하 공사를 시작했고, 베트남 또한 이번에 가서 모종의 약속들을 했다.
 
‘어느 누가 내가 뿌릴 8조 달러를 받아먹고 싶으신지?, 정녕 받아먹고 싶다면 내게 잘 해야 할 터이니 내 장차 눈여겨 두고 볼 참이오’ 하고 한껏 浩氣(호기)를 부리고 있는 시진핑 주석이다. 中國夢(중국몽)을 반드시 구현하겠다는 시진핑이다. 그러자 국내에서도 여기저기 중국을 다시 보자, 중국이야말로 21세기의 지배자가 될 거야 하는 찬탄과 찬양의 목소리가 금년 들어 아연 늘어나고 있다. 내년이 되면 더욱 기세를 올릴 것이 분명하다.
 
그런데 과연 그럴까? 누구 말처럼 중국이 21세기를 지배하게 될까? 다음 글에서 목하 이 궁금증에 대해 얘기해보고자 한다. 오늘 글은 일종의 문제 제기였다고 치자. 창밖엔 늦가을 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따뜻한 차 한 잔을 마시면서 생각에 잠겨보기에 실로 좋은 때가 아닌가 한다.
 
김태규의 희희락락호호당(http://www.hohodang.com)

 

<<김태규 약력>>

 

△ 1955 : 부산 출생
△ 1974 : 부산 경남고등학교 졸업
△ 1981 : 고려대학교 법대 졸업
△ 1982 - 1993 : 은행 전산기획업무
△ 1994 - 1995 : 중국 공상은행을 상대로 ‘은행 시스템 컨설팅’
△ 1996 - 1997 : 번역 프리랜서 (김영사 등 3 개 출판사에서 7 권의 역서)
△ 1997 - 2000 : 국민은행, 우리은행, 신한은행 상대로 시스템 컨설팅
△ 2001 - 2008 : 명리연구소 오픈, 사주명리 상담
△ 2001 - 2008 : 인터넷 신문 ‘프레시안’에 ‘김태규 명리학’ 칼럼 주 1회씩 총 365 회에 걸쳐 연재
△ 2003 - 현재 : 음양오행 및 명리학 강좌 개설 중
△2004 - 현재 : 주식 및 파생상품 투자에 관한 강좌 및 투자 컨설팅, 사모투자펀드에 대한 자문 및 고문
△ 2009.4.~현재 : ‘ 희희락락호호당’ 블로그 운영 중, 여러 매체에 칼럼 기고 및 출장 강연
저서: 음양오행으로 보는 세상사(동학사), 차라리 재테크에서 손을 떼라(동아일보) 두 권.